나에겐 항상 때가 되면 생각나는 친구 한 명이 있다.

나로 하여금 질투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했던 사람.

나는 그가 가진 감각이 부러웠으며,
그의 외모가 탐났고,
그의 취미생활들이 멋져 보였다.

사진기자를 아버지로 두었던 그 친구의 취미는 당연 사진.
내 나이 20살이었을 당시,
그 누구보다 느낌있는 사진을 찍어내는 건 말할 것도 없고,
남다른 귀를 가진 그는 그 당시 음악을 시작하던 나에게
"나는 음악을 들을 때 악기를 분리해서 듣곤 하는데 Fourplay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베이스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줘서 참 좋다" 라는 이해가 안되는 말을 하곤 했다.

지금 그는 알코올중독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.
내가 부러워했던 그의 감성이 결국 그를 알코올중독자로 만들었다.

내가 미국에 있을때 그가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들어보라며 (해외통화가 그 당시 엄청 비쌌음에도 불구하고)
지금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들려주었다.
가사도 모르면서 어찌나 좋았던지 30분이 넘는 시간을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.
일본유학을 다녀온 그는 이 노래의 제목이 "모정(母情)"이라며 가사의 뜻을 설명해주기도 했었지.

그 친구가 알코올중독자가 된 이후, 난 그 친구를 만난 적이 없다.
의도적으로 그 친구의 연락을 피하거나 전화가 오면 화를 내다가는 끊곤 했지.

그런데 방금 메일을 열어보니 이 친구가 이 노래를 보냈더군.
아무런 글도 없이 말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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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호야.. 미안하다.
하지만, 이제 내가 너를 위해서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구나.
오늘은 하루종일 너와 함께 들었던 이 노래를 들으며 너의 멋졌던 나날들을 돌아보는 것으로
너와 나의 위안을 삼으련다.



 
Posted by Nomad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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